안수
 
손은 사람이나 사물과 접촉하는 대표적인 기관이다. 그래서 안수는 가장 오래된 예배 동작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특히 그리스도교에서는 성서의 영향을 받아 안수를 하느님의 영, 하느님의 힘, 또는 하느님의 권한을 부여하는 표시로 축성, 축복 등의 예식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견진, 성품, 참회, 병자 도유 등 성사 예식의 핵심 동작으로 간주하고 있다.
 
행렬
 
많은 사람이 줄을 지어 함께 걷는 행렬은 공동으로 의지, 소망을 표시하거나 증거 하는 동작이다. 그래서 기쁨과 슬픔, 소망, 증거, 축제, 환영, 존경, 하느님께 나아감 등의 의미로 교회 전례 안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교회 박해가 한창이던 초세기에는 이러한 행렬이 장례 행렬 등 일반화된 예식 외에는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그러다 4세기 이후 종교 자유가 주어지자 황제나 개선 장군 행렬 등이 교황 및 주교의 입당 및 퇴장 행렬에 서서히 적용되었다. 이 행렬은 차츰 교우들에게도 확산되어 순교자 묘지나 기념 성당을 참배할 때 행렬을 이루곤 하였다. 이러한 행렬은 4~6세기에 정착되면서 미사, 성인 유해 운반, 주교 영접, 특별기도, 성체 축일(14세기 이후)에 시행되었다.
 
현행 예식에서는 다음의 경우에 행렬을 한다 : 성체 행렬, 2월 2일의 주님 봉헌 축일 미사 전 빛의 행렬,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의 입성 행렬, 미사 때의 입당, 복음서 봉독, 예물 봉헌, 영성체 및 퇴장 행렬.
행렬 때에는 일반적으로 동반 성가가 따른다.
 
십자 성호
 
십자가는 고대 중동 지방의 사형 도구였으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희생되신 이후 그리스도교 신앙의 상징이 되었다. 그래서 교회는 이미 초세기부터 여러 형태의 십자 표시를 전례나 사적 기도 등에 애용하였다. 십자 표시에 대한 최초의 증언은 2세기 중엽의 떼르뚤리아노가 언급하는데, 입교 예식의 첫 단계인 예비신자를 받아들이는 예식 때에 예비신자의 이마에 십자표를 그렸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예비신자 예식, 견진 예식, 복음 봉독 등에 이마 또는 복음서에 십자 표시를 한다.
 
이마와 입술 및 가슴에 십자를 긋는 양식을 작은 십자 성호라고 하는데 중세기 이전부터 애용되었으며 전례 안에 들어온 것은 12세기 이후부터이다. 현재는 복음 봉독 직전에만 사용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설은 많은데 대체적으로 복음의 말씀을 머리로 깨닫고, 입으로 선포하며, 마음으로 받아들여 실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사람이나 사물에 십자표를 긋는 형태는 4~5세기부터 안수의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축복, 축성, 사죄, 구마 등 여러 의미가 있다. 현행 예식에서는 성체 축성, 참회 예식의 사죄, 각종 예식 끝의 파견 축복, 사물 축복 등에 나타난다.
 
이마와 가슴 및 양 어깨에 긋는 본 의미의 십자 성호는 5세기경부터 나타나지만 전례나 개인 등에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은 13세기경부터이다. 이마와 가슴 및 양 어깨에 십자 성호를 긋는 뜻은 이들 기관이 인간의 몸과 마음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십자 성호는 전례나 개인기도의 시작과 끝, 하루 일과나 각종 활동의 시작과 끝 등에 널리 쓰인다.
 
이러한 모든 종류의 십자 표시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구원을 완성하신 그리스도를 상징하기 때문에 자체로 가장 짤막하고 명확한 신앙 행위가 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십자 표시를 통해 인간에게 생명과 부활, 빛과 구원을 이룩하신 그리스도의 인성, 특히 그분의 수난과 부활을 믿고 고백하며 생활 속에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가톨릭신문, 2004년 9월 12일, 정의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