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


 

기도는 옛 제사를 폐기한 영적 제물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무엇하러 이 많은 제물들을 나에게 바치느냐? 나 이제 숫양의 번제물에는 물렸고 살진 짐승의 기름기에는 지쳤다. 황소와 어린 양과 숫염소의 피는 보기도 싫다. 도대체 누가 너희에게 이런 것들을 찾았느냐?”

 

하느님께서 요청하신 바가 무엇인지 복음서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복음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진실하게 예배하는 사람들이 영적으로 참되게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올 것이다. 하느님은 영적인 분이시다.”(요한 4,24 참조)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하는 사람들을 찾고 계십니다.

 

우리는 참된 예배자요 참된 사제들입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기도드리고 영적으로 기도의 예물을 바친다면, 그 기도는 하느님께 합당한 것이 되고 하느님 마음에 드는 제물이 됩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요청하신 제물이고 당신의 것으로 마련하신 제물입니다.

 

우리는 마음을 다해 기도를 바쳐야 합니다. 믿음에서 나오고 진리로 부양되는 기도, 순수하고 흠 없는 제물, 정결하고 깨끗한 이 제물을 사랑의 화관으로 꾸며서, 시편과 찬미가를 부르며 선행과 함께 하느님의 제단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그러할 때 이 기도는 우리가 하느님께 청하는 온갖 은혜를 얻어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요청하시는 기도를 영적으로 참되게 바친다면 하느님께서 그 기도를 거부하시겠습니까? 우리는 이 기도에 대한 효과를 증거해 주는 수많은 이야기를 읽고 듣고 믿고 있습니다!

 

구약의 기도는, 아직 그리스도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것이었지만, 화재와 짐승과 굶주림에서 사람들을 구해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얼마나 더 큰 힘을 지니고 있겠습니까?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아마도 천사의 이슬로 불을 꺼주지도 않고 사자의 입을 막아주지도 않으며 배고픈 자에게 식량을 가져다주지도 않고 또 은총으로 고통을 몰아내는 일이 없겠지만, 확실히 고통 받고 슬퍼하며 괴로워하는 이들을 인내로써 무장시켜 믿음을 증가시키고 하느님 때문에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하여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줍니다.

 

옛적에 기도는 재앙을 내리게 하고 원수들의 군대를 패배시켰으며 가뭄을 가져다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제 기도는 의로우신 하느님의 분노를 돌이키게 하고 원수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박해자들을 위해서 간구합니다. 옛적에 기도가 하늘에서 불을 쏟아지게 했다면, 이제 하늘의 물’(세례의 물)이 쏟아지게 한다고 해서 무엇이 놀랍겠습니까? 하느님을 이기는 것은 기도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기도로 악을 바라는 것을 원치 않으시고 기도에다 모든 선을 행할 능력을 부여하셨습니다.

 

기도는 죽은 자들의 영혼을 죽음의 심연에서 건져주고 연약한 자를 바로 세우며 병자를 고쳐주고, 악령에 사로잡힌 이를 해방시켜 주며, 감옥의 쇠창살을 열고 무죄한 이들의 사슬을 풀어줍니다. 기도는 또 죄를 사하고 유혹을 몰아내며 박해를 없애고, 소심한 이들을 위로하고 담대한 이들을 기쁘게 하며, 나그네를 인도하고 풍랑을 가라앉히고 도둑들을 놀라게 하며, 가난한 이를 배불리고 부자를 다스리며,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우고 흔들리는 이들을 받쳐주며 서 있는 이들을 붙들어줍니다.

 

천사들도 기도합니다. 새들까지도 몸을 치솟아 하늘로 높이 오를 때 마치 팔을 벌리듯 십자 모양으로 날개를 펼치고 기도 같은 소리로 재잘거립니다. 기도할 의무에 대해서 더 무엇을 말해야 하겠습니까? 주님까지도 기도하셨습니다.

 

- 테르툴리아누스 사제의 기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