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
 


성경은 역사의 경험과 일치하여, 인간 진보는 인간의 커다란 선익이지만 큰 유혹도 함께 가져다준다고 인류 가족에게 가르쳐 준다. 실제로 가치 질서가 뒤집히고 선과 악이 뒤섞여 사람들은 개인이든 집단이든 오로지 자기 것만을 헤아리고 남들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세상은 이미 참된 형제애의 자리가 되지 못하고, 인류의 증대된 힘은 벌써 인류 자체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한다.

 

누가 저 불행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리스도인은 그릇된 자기 사랑과 오만 때문에 날마다 위험을 겪고 있는 인간의 모든 활동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써 정화하고 완성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고백한다. 그리스도께 구원을 받고 성령 안에서 새사람이 된 인간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들을 사랑할 수 있고 또 사랑하여야 한다. 하느님께 그 피조물들을 받아, 이를테면 하느님의 손에서 나오는 것으로 여기고 존중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복을 내려 주신 분께 그 피조물에 대하여 감사하고 청빈과 자유의 정신으로 피조물을 사용하고 누리며,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자 같이 보이지만, 실은 모든 것을 소유한 사람으로서(2코린 6,10 참조) 세상의 진정한 소유자가 되는 것이다. “사실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1코린 3,21-23)

  

하느님의 말씀을 통하여 모든 것이 생겨났으며, 바로 그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인간의 땅에 머무르셨다. 하느님의 말씀은 완전한 인간으로서 세상의 역사 안으로 들어오셨고, 그 역사를 당신 안에 받아들이시어 새롭게 재창조하셨다.(에페 1,10 참조)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은 사랑이시다(1요한 4,8)하고 알려 주시며, 또한 인간 완성과 세계 개혁의 근본 법칙은 사랑의 새 계명이라고 가르치신다.

 

따라서 하느님의 사랑을 믿는 이들에게 사랑의 길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으며 보편 형제애를 이룩하려는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신다. 동시에 이 사랑은 중대한 일만이 아니라 먼저 일상의 생활환경에서 힘써 실천하여야 한다고 권고하신다. 그분은 또한 당신 표양으로 평화와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어깨에 육신과 세상이 지워 주는 십자가도 져야 한다고 우리를 가르치신다.

 

당신 부활로 주님이 되시어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으신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성령의 힘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이미 활동하고 계시며 다가올 세기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그 열망으로 인류 가족이 자신의 삶을 더욱 인간답게 만들고 온 땅을 이 목표에 이르게 하려는 간절한 희망을 일깨우시고 정화하시고 북돋워 주신다.

 

그러나 성령의 은혜는 여러 가지이다. 어떤 사람은 천상 생활에 대한 열망을 명백히 증언하여 인류 가족 안에 그 열망을 생생하게 간직하도록 부르시고, 또 어떤 사람은 인간들을 향한 현세적 봉사에 헌신하여 이 봉사로 하느님 나라의 바탕을 마련하도록 부르신다. 마침내 성령께서는 모든 사람을 해방시키시어, 자기 사랑을 버리고 지상의 모든 힘을 인간 생활로 끌어들여 인류 자체가 하느님께서 기꺼이 받으시는 제물이 될 미래를 향하여 성장하게 하신다.(로마 15,16 참조)

 

- 2차 바티칸 공의회의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37~38항 편집-

  

그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살아 있는 이들이 이제는 자신을 위하여 살지 않고, 자기들을 위하여 돌아가셨다가 되살아나신 분을 위하여 살게 하시려는 것입니다.”(2코린 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