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


 

요한복음 12장에서 우리는 보통의 기름 부음과는 다른 중요한 차이를 두 가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 기름 부음을 받는다는 말은 공식적으로 지도자임을 인정받는다는 뜻입니다. 역사적으로는 주로 임금이 기름 부음을 받았고, 이렇게 기름부음 받은 이를 히브리어로는 메시아’, 그리스어로는 그리스도라고 불렀습니다.

 

마리아가 예수님께 순 나르드 향유를 부어드린 일도 어떤 의미에서 그분께서 기름 부음 받은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기름 부음과는 중요한 차이들이 있습니다. 먼저 예수님은 공생활을 시작할 때 기름 부음을 받으신 게 아니라, 죽음을 눈앞에 두었을 때 그렇게 하셨습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세상의 구원자요 임금이 되시는 게 수난 이후부터임을 의미합니다. 수난과 십자가 없이 예수님은 그저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 또는 인격이 매우 훌륭한 사람 정도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난과 십자가를 통해 예수님은 영광으로 들어 올려집니다.(요한 3,14)

 

또 다른 차이는 신체 부위 가운데 에 기름 부음을 받으셨다는 점입니다. 보통 임금이 기름 부음을 받을 때에는 머리에 받고, 이는 그의 통치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 것임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몸에서 가장 아래에 있는 발에 기름 부음을 받으십니다. 이는 예수님의 통치가 아래에서 위로 향할 것임을 의미합니다. 힘으로 억압하여 백성을 다스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낮은 곳에 가시어 섬김으로써 그들의 진정한 임금이 되신다는 뜻이죠.

 

오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면서도 자신을 낮추어 사람이 되신 예수님의 통치법을 묵상해 봅시다. 우리 안에 힘과 권력을 바라는 마음을 몰아내고 오롯이 하느님과 하느님 백성을 섬기는 마음을 지닐 수 있도록!

 

- 163야곱의 우물묵상 글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