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


 

루카복음에서 깨끗해진 열 사람의 나환자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감사하러 온 것을 보시고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루카 17,17)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하는 그리스도의 지적은 심각하다. 우리는 감사할 줄 모르는 나병에 걸려 있는 것이다.

 

주님께서는 당연히 우리가 당신에게 감사드릴 것을 기다리신다. 하느님에게서 받았다면 받은 줄을 알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을 안다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마땅하다. 감사하는 마음은 올바른 마음지혜에서 나온다. 따라서 올바른 마음을 가진 사람과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은 감사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다. 이 때문에 감사하라는 뚜렷한 계명이 없는 것이다. 이 계명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십계명은 성경의 몇 장에 불과하지만, 감사하라는 하느님의 초대는 성경 전체에 포함되어 있다. 성경 안에서 감사하라는 일깨움을 내포하지 않고 이어지는 곳을 두세 페이지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위해 행하신 위대한 일을 기억하라고 계속 강조하신다.

 

하느님께서 감사의 의무에 대해 이토록 강조하신 사실은 감사가 인간에게 아주 필요한 것이고, 감사하는 가운데 행복이 있으며, 감사하는 가운데 인간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감사함으로써 인간은 균형을 잡을 수 있으며, 자기 자신을 하느님께 속한 자게 되게 하고, 하느님을 모든 것보다 윗자리에 모시게 된다.

 

성경 전체가 감사하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일깨워 주는 것은, 인간이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필요성을 너무도 쉽게 잊어버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성경 전체가 감사의 의무에 대해 강조하는 것은, 감사하는 행위가, 인간이 하느님께 바르게 나아가는 가장 쉬운 길이며, 종교적인 모든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