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


 

좋은 일이 있을 때 감사드리기는 쉽다. 하지만 괴로움과 어려움, 슬픔과 자신의 실수에 이르기까지 감사드리는 것은 핵심적인 것이다. 여기에 도달할 때 산의 꼭대기에 도달한 것이다. 불쾌한 것과 고통에 대해서까지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진실로 사는 법을 배운 사람이다. 삶이란 언제나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로 엮어져 있기 때문이다.

 

어떤 충돌에 대해서 감사드린다는 것은 마치 벽을 머리로 들이받는 것과 같아 누구를 막론하고 수긍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비법이 있다.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기둥 하나를 잘 견주어 충격을 가한다면 아무런 상처도 입을 위험이 없이 무너뜨릴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어떤 충돌 앞에서 감사한다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로 느껴지며, 비록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이야기다. 그러나 감사하기에 앞서 그 충돌을 아주 침착하게 똑바로 살펴보고, 살펴본 후 우리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확인될 때 순박한 아이와도 같이 하느님의 손에 맡긴다면, 이것이야말로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기둥을 사용하는 것이 되고, 벽은 마침내 무너질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참된 의탁과 겸손과 신뢰로 하느님께 맡겼을 때에야 비로소 감사드릴 수 있을 것이다. 이때야말로 그 기둥을 사용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한 번의 충격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즉 단 한 번 감사드리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한 번이 아니라 수백 번, 수천 번 감사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벽은 십중팔구 무너질 것이다.

 

처음에는 감사드리는 것이 뜻 없는 일로 느껴질 것이며, 그렇게 느끼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계속 감사드린다면 벽에 금이 갈 때가 올 것이다. 섭리의 길을 발견할 때가 올 것이고, 그 나쁜 상황 가운데서도 좋은 전환점을 어렴풋이 보게 될 것이다. 항구하게 감사하자면 그 충돌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할 동기가 하나뿐 아니라 백 가지가 발견될 것이고, 결국에는 감사가 승리를 거둘 것이며 벽은 무너질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참다운 감사이며, 확고하게 우리 자신을 해방시켜 주는,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감사일 것이다.

 

감사하기를 배운다는 것은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감사하기를 배운다는 것은, 생활의 고통스러운 상황들을 하느님의 사랑에 비추어 보는 가운데 그 고통과 대적하는 것을 배운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때 비로소 신앙이 모든 힘과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기 때문에 참 신앙 안에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자신의 어떠한 계획보다도 하느님의 뜻이 우리에게 더 중요할 때 우리는 비로소 사랑에 도달한 것이다.

 

여기에도 단계가 필요하다. 일상생활의 작은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 숙달되지 않는다면 삶의 커다란 문제들에 대적할 수 없다. 매일의 작은 어려움들 앞에서 평화를 잃지 않고, 이 어려움들에 대해 감사드릴 수 있도록 자신을 단련시키기 위해 그 어려움을 이용할 결심을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 안드레아 가스파리노, 주님, 저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십시오, 64-79쪽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