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


 

어떤 사람들은 하느님이 너무나 멀리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고 말하나, 또 다른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하느님의 현존과 힘을 정기적으로 체험한다고 고백한다. 이 차이점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우리는 하느님을 체험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지금부터 성령 체험을 위한 네 가지 마음가짐을 살펴보자.

 

1. 첫 번째, 하느님은 나와 다른 존재라는 것을 깨닫기! 성경에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명령하신다. “침묵하라. 그러면 내가 하느님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이사 55,8 참조)

 

우리가 태어났을 때, 우리는 자신만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애 첫 번째 해에 우리는 우리의 일부분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 안의 어떤 것이 우리의 북소리에 맞춰 모든 사람들이 행진하기를 원하고 있었기에 우리 대부분은 타인의 수수께끼를 극복하는데 끔찍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하느님은 타자 중의 타자(他者), 우리와 완전히 다른 절대 타자. 우리가 만나는 존재 중에서 가장 곤란한 존재는, 우리를 무에서 유로 만드시고, 우리가 알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커다란 신비에 싸여있는 하느님이시다. 하느님은 우리와 완전히 다른 존재라는 걸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2. 성령 체험을 위한 두 번째 마음가짐은 항복의 성향이다. 일명, 의탁하기! 언젠가 나는 입원한 여성 환자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부인은 의사로부터 간장의 기능이 정지되었기 때문에 곧 죽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부인은 너무나 슬프고 화가 나서, ‘하느님을 야단치고싶은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 간신히 기어가다시피 해서 구내 성당에 가서 부인은 어두컴컴한 성당 마루에 홀로 쓰러져 있었다. 고개를 들었을 때, 제대로 올라가는 계단에 씌어 있는 글을 볼 수가 있었다. “주님,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그때 부인이 되풀이해서 옮길 수 있었던 것은 이 말뿐이었다. “주님,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그러자 어둠 속에서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일생을 진심으로 나에게 맡기지 않았다. 이것이 이 순간 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항복하라는 것이 나의 요구이다.” 부인은 그 호된 시련으로 자신의 인생이 변했다고 말했다. 부인은 삶의 운전석에서 물러나 자기 인생을 하느님께 인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3. 세 번째 필요성은 표면상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둘 사이에서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이다. 곧 자아 포기와 자기 신뢰 사이에서 균형감각을 획득하기! 우리 내면에는 자아포기 의식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하느님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뼈에 사무치게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무엇인가에 종속되어 있는 피조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며,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자신의 개인적인 능력에 대한 신뢰를 가져야 한다.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을 대담하게 사용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자아 포기와 자기 신뢰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미묘한 균형 감각이다.

 

4. 성령 체험을 위한 마지막 마음가짐은 자신의 삶을 사랑의 행동으로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사랑의 행위로 만들기! “사랑하는 이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1요한 4,7-8)

 

우리가 사랑을 자기 삶의 원칙과 동기로 선택할 때,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의 삶 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데 필요한 채널을 확보한 것이다. 나는 이러한 진리를 나 자신에게 상기시키기 위해서 내 방의 벽에다 다음과 같은 쪽지를 붙여 놓았다. “우리가 사랑할 때, 하느님께서 행동하신다!”

 

가장 중요한 계명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가지고 우리 주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런 사랑 위에 우리의 삶을 올려놓을 때, 하느님께서 우리 삶에 들어오는 길은 환히 열릴 것이며, 우리는 일상에서 생동감 있게 성령의 역사(활동)하심을 체험할 것이다.

 

 

- John Powell, 믿음의 눈으로, 33~37쪽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