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


 

예수님은 우리에게 당신처럼 사랑하며 살 것을 촉구했고 우리도 그런 삶을 희망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그런 삶을 살지 못할까요?... 그것은, ‘우리가 그런 삶에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 세 가지 걸림돌에 걸려 자꾸 넘어져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세 가지 걸림돌은 두려움, 무지, 탐욕입니다.

 

달리는 자동차가 갑자기 방향을 틀면 차는 뒤집힙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집니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두려움을 떨쳐버린다, 무지의 구름을 흩어버린다, 탐욕을 억제한다고 해서 본인들의 뜻대로 바뀌지 않습니다. 자기 영혼에 기존의 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길이 형성되어 있어야 사랑의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먼저,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믿음이 약한 사람은 쉽게 근심 걱정에 사로잡히고 다가오는 내일을 두려워합니다. 그 두려움은 특별히 우리의 마음이 과거나 미래에 가 있을 때, 곧 현실에서 멀어져 있을수록 크고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므로 마음이 지금 여기에 머물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합니다. 예수님께 대한 믿음은 우리의 마음이 지금-여기에서 하느님 나라를 영위하도록 돕기에 두려움을 극복하는 비결이 됩니다.

 

둘째, 자신에게 주어질 선물에 대한 무지와 자기 죄에 대한 무지를 떨쳐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기회 닿는 대로 교회의 가르침을 섭력하여 지식을 쌓고, 성경 말씀을 묵상하여 희망을 키우고, 성실하게 내면을 성찰하여 무지의 구름을 흩어버려야 합니다. 셋째, 탐욕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세속적인 욕심에 사로잡혀 하느님의 선물을 외면하곤 하는데, 최대한 자신을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생각해 봅시다. 우리에게 좋은 것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보관할 공간이 부족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죠?... 그 좋은 것을 담기 위해 자리를 비워 공간을 만들고, 할 수만 있다면 새로운 공간을 더 만들어 내려 하겠죠. 그렇게 욕망을 비워 낸 공간에는 무엇을 담을 것인지요?... 그것은 꿀도 포도주도 황금도 아닌,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하느님입니다. 그분을 모실 수 있도록 준비하는 삶이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바꿔 말해, 그리스도인은 끊임없이 하느님을 갈망하는 사람, ‘거룩한 갈망을 품고 있는 사람입니다.

 

오랫동안 임종자들을 도왔던 퀴블 로스는 임종자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누었습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마냥 죽음을 피하려는 사람들과 희망을 간직한 채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로! 그들을 구분 짓게 한 기준은, ‘그들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알고 그 사랑을 실천해 왔느냐, 그렇지 않느냐?’입니다. 하느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알고 실천해 온 사람들은 자신들의 죽음을 평화롭게 받아들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몸 둘 바를 몰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임종을 맞이하고 싶습니까?...

 

하느님의 사랑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인생에서 풀어야 할 마지막 숙제이고, 그 숙제를 이미 푼 사람은 하느님의 기쁨 안에서 자신의 죽음을 평화롭게 맞이합니다. 임종하는 그날이 아니라, 평상시에 이미! 이것이 거룩한 갈망을 품고 사는 사람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이란, 자기 자신에게 죽어가는, 그리하여 하느님의 기쁨 안에 살며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사람들에게 내어주는 오랜 여정이다.”(헨리 나웬)